나의 삶

아일랜드 장례식 & 국립묘지

널리여사 2023. 2. 25. 07:00

아일랜드에는, 동네라는 동네는 그 입구에 무조건 2가지가 있다. 공동묘지와 카톨릭교회.

처음에는 무슨 공동묘지가 동네마다 있나라고 신기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어디를 가게되면 공동묘지만 찾는다. 공동묘지가 보이면 '동네 입구에 다 왔어요 그리고 동네 중심가와 멀지 않았어요' 라는걸 알게되기때문이다.

 

오늘은 글라스네빈 묘지(Glasnevin Cemetery), 북더블린에서 더블린 시티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국립묘지에 갔다. 이곳은 1832년 다니엘 오코넬이 세운 묘지로 아일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장소 중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역사속에만 남아 있는 곳이 아닌, 현재도 공동묘지이고, 여전히 떠나가신 분들을 받고 있고, 누군가 원하면 매장공간을 구입할수도 있으며, 화장 옵션도 이용할 수 있다. 그 크기가 124에이커(영국식의 야드-파운드 법에 기초한 단위로 1에이커는 1224평, 고로 15만평)에 달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원래 정원 묘지이다. 새로운 잔디 스타일의 부지와 기념 정원을 포함하는 것으로 성장했으며, 성숙한 나무들과 글래스네빈이 유명한 아일랜드의 과거에 대한 아름다운 기념물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축하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배려하려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아일랜드 관광지 코스중에 하나로 누구나 원하면 방문해서 오디오 관광안내를 받을수 있다.

https://www.dctrust.ie 

 

Home

Dublin Cemeteries Trust is a charitable organisation providing burial & cremation services and visitor programmes at Glasnevin, Ireland's National Cemetery

www.dctrust.ie

 

글라스네빈 묘지(Glasnevin Cemetery), 더블린 시티를 갈때면 꼭 지나가는 곳이기에 밖에서 보이는건 높은담(옛날에 해부학한다고 의대학생들이 와서 시신을 파가는 바람에 그걸 방지하기 위해), 언덕을 지나가며 잠깐 보이는 끝없는 십자가 비석들뿐(정말 끝이 안보인다)...내가 일부러 이 묘지에 관광을 오는일은 절대 없을껀데 어쩌다 오늘 간 장례식은 우연찮게도 글라스네빈 국립묘지(Glasnevin Cemetery)으로 간단다.

 

오늘 장례식은 존(John), 나의 시할머님(브리짓) 여동생(안티알리스)의 아들의 장례식...시할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 할머님은 여동생과 조카를 우리집에 들이셨다. 지금도 늘 안티알리스라고 불리는 그분은 남편을 일찍이 여의시고 다운 증후군을 앓는 아들을 데리고 우리집으로 오신거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집에서 그분(존삼촌)이 사셨다니 그분의 기억속에 그리고 그분의 삶속에 녹아 있는 이곳, 우리집 대표로 우리가족과 시엄마가 함께 가게된거다.

 

시할머님 돌아가시고 안티알리스는 다운증후군으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들을 정성껏 돌보시다 심장마비가 왔었단다. 그래서 더이상 아들을 돌볼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여서 어쩔수 없이 존삼촌을 요양원으로 모시게 되었고. 그 이후로 17년동안, 안티알리스가 2007년에 세상을 뜨시기 전까지 매 일요일마다 존삼촌은 우리집으로 와서 친인척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는 썬데이티를 괘 오랫동안 즐기셨다고 했다.

 

어렴풋이 존삼촌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한번도 만난적은 없다. 안티알리스는 친인척 뿐만 아니라 동네 이웃들까지도 안티알리스라고 부를고 따를만큼 가깝고 살갑고 좋은 분이셨다고한다.

 

그런데 오늘 존 삼촌을 모시는 묘지에 안티알리스가 이미 묻혀계신단다. 땅은 제한되어 있는데 사람들은 계속 죽고 화장문화가 들어오기전이라 1인당 1묘지 하면 아일랜드 땅은 다 공동묘지가 되었을지도 모를일이지. 들어보니 안티알리스가 묻힌 그곳에는 안티알리스의 남편분과 그분의 부모님도 같이 묻혀있단다. 처음에 묻히신 분은 아주 아주 깊이 묻힌거고 마지막에 묻히신 존삼촌은 제일 낮게 묻히신게 된거다.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하나의 묘지에 1가족 대대로 들어가려는지 비석들이 이미 세워져 있는곳들이 많았다.

 

존삼촌은 케잌을 엄청 좋아 하셨고 케잌 만드는것도 엄청 좋아하셨단다. 그래서 케잌을 만드는 중에 자꾸 케잌을 드시려고 해서 모두를 웃게하셨다며...다들 그분을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오셨던분으로 기억했다.

 

장례식을 마치고 뒷풀이를 갔다. 아일랜드는 장례식은 결혼식만큼이나 성대하다. 사람들은 월차/연차 뭐 그런걸 내서라도 장례식에 무조건 참석한다. 그리고 화장을하거나 묘지에 모시거나.....그 뒤에는 장례식에 참석했던 분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며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이야기하고 그리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분들을 또 이럴때 만나 담소를 나눈다.

우리쪽 고모님들, 시할머님 친정 삼촌들, 그리고 우리 사촌들, 존삼촌이 계시던 요양원 직원들과 그분의 요양원친구들까지...많은 숫자는 아니였지만 존삼촌을 떠나보내는 오늘을 좋은날로 기억하고 싶어 함께했다.

 

Rest in Peace(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라스네빈 묘지(Glasnevin Cemetery) 전경 - 유튜브동영상

시아버님 사촌 장례식에 가다. - YouTube